사순절 끝나면 다시 ‘술’… 애틀랜타의 독특한 음주 역사

Latest Posts

부활절을 앞두고 사순절(Lent)이 마무리되면서, 금주를 실천했던 많은 이들이 다시 술을 찾는 시기가 돌아왔다. 하지만 애틀랜타에서는 단순한 음주 문화 이상의, 독특하고도 극적인 술의 역사가 존재한다.

106년 전인 1920년 1월, 미국 수정헌법 18조—금주법(Prohibition)—이 시행되면서 애틀랜타 도심은 그야말로 ‘격동의 순간’을 맞았다. 당시 시내 중심가인 파이브 포인츠(Five Points)에서는 마치 독립기념일이나 새해맞이 행사와 같은 대규모 이벤트가 열렸다.

행사에는 ‘존 바를리콘(John Barleycorn)’이라 불리는 상징적 인형이 등장했다. 이는 보리와 술을 의인화한 존재로, 술의 종말을 의미하는 상징이었다. 이 인형은 불법 증류기와 함께 장작더미 위에 올려졌고, 시민들과 지도자들은 밀주 위스키를 그 위에 붓으며 불태웠다. 군중은 환호했고,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전단을 뿌리는 등 축제와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그러나 이러한 ‘금주의 승리’ 선언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달랐다. 조지아주는 이미 그보다 13년 전부터 금주 정책을 시행하고 있었지만, 술 소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특히 디케이터 스트리트(Decatur Street) 일대는 다양한 인종과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지역으로, 술집과 댄스홀은 단순한 음주 공간을 넘어 공동체 형성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이곳에서는 금주법에도 불구하고 술이 계속 유통되며 도시의 또 다른 모습을 만들어냈다.

당시 애틀랜타는 ‘남부에서 가장 젖은 도시(The Wettest City in the South)’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으며, 불법 술 거래와 밀주 생산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타이거 킹(Tiger Kings)’이라 불린 조직의 두 인물—댄 쇼(Dan Shaw)와 허브 탤리(Hub Talley)—가 이끄는 밀주 네트워크는 지역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도슨빌(Dawsonville) 지역에서 생산된 밀주를 차량에 싣고 애틀랜타로 운반하던 이들도 당시 음주 문화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다.

전문가들은 금주법이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금주 운동이 점차 확대되며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결국 금주법은 1933년 수정헌법 21조에 의해 폐지되었고, 술은 다시 합법화됐다.

오늘날 애틀랜타에서는 손쉽게 술을 구매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주류 판매점까지 등장했지만, 그 이면에는 한때 술을 없애기 위해 ‘상징을 불태웠던’ 역사적 아이러니가 자리하고 있다.

사순절이 끝나고 다시 잔을 드는 순간, 애틀랜타 시민들은 어쩌면 100년 전 ‘존 바를리콘의 화형식’을 떠올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 한 잔에는 도시의 복잡한 역사와 문화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Latest Posts

애틀랜타 선수단, 동남부체전 종합우승 향해 출정

26일 발대식 개최…“정정당당한 스포츠 정신으로 최선 다할 것”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박은석)가 지난 26일 저녁 애틀랜타 콜로세움에서 제44회 동남부한인체육대회 애틀랜타 선수단 발대식을 열고 종합우승을 향한 힘찬...

Youtube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
spot_imgspot_img